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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에 들어가본적 있습니까~??

2009.08.04 00:12
realsh*** 
조회 4,614 좋아요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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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4년 12월이었습니다~
방학때 딱히 할것은 없고 마침 알바천국에 올라온 '세브란스 병원내 컴퓨터 백신프로그램 설치 아르바이트 모집' 이라는 구인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컴퓨터를 만지는 전공과도 맞고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인 즉슨, 신촌세브란스 병원내에 컴퓨터에 깔려있던 바이러스백신프로그램을 삭제하고 새로운 업체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들 연구실, 실험실, 방사선과, 신생아실, 원무과, 물리치료과, 치과 등 모든 부서의 수백대의 컴퓨터를 찾아다니면서 일을 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마지막날 수술실에서 작업을 한 것이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은 수술실이 긴 복도를 따라서 양 옆으로 여러개가 붙어 있었는데 심장, 허리, 다리, 팔 등과 같이 사람 부위별로-_- 수술하는 장소가 다른것 같았습니다. 물론 각 수술실 마다 컴퓨터가 두 대씩 놓여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서 알바생들이 투입되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전에 정말 꼼꼼하게 소독을 시키더군요. 기존에 입고 있던 옷은 싹 벗고 손 씻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독시키고..드라마에서만 보던 초록색 수술 가운과 모자, 흰색 장갑을 끼고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살아보면서 과연 경험할 수 있을까 했던 수술실의 모습은 엄청나게 복잡했습니다. 복도에는 환자들을 태운 수 많은 침대들을 끌고 지나가는 의사선생님들로 북적였고 그 중에는 심한 사고를 당해서 위독한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피를 엄청 흘리고 있는 환자, 혼수상태에 있는 환자 등등 정말 식은땀 나고 다리가 후달거리는 경험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수술술에서는 이미 수술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곳에 들어가서 컴퓨터에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수술시에는 의사선생님들이 엄청 예민해진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조심히 양해를 구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톱으로 무언가를 자르는 소리, 호스를 삽입하는 소리, 삑-삑- 거리는 기계소리, 암호처럼 긴박하게 주고받는 선생님들의 대화를 뒤로 하고 정말 식은땀 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치면서, 저는 아르바이트를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하나의 통로로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방학때마다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 때의 아르바이트 역시 저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안겨다 주었고 무엇보다도 건강의 소중함도 새겨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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