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동네알바톡

알바스토리 상세보기

배달

우유배달의 실체(좀 깁니다)

2003.10.07 02:00
0* 
2 LEVEL
조회 23,334 좋아요 44
댓글
제가 우유배달을 시작하려고 할 때에 주변사람들(오토바이가게주인, 신문배달원들 등등)이 안 좋은 얘기만 해주더군요.

그 때에는 뭐가 씌었는지 그런 소리들이 전혀 귀에 안들어오고

하루 2시간 배달하면 한 달 80만원을 번다던 그 전봇대에 붙은 광고지만 믿었져.

계산해보면 시간당 만원이 넘는 대박알바져...다만 그 광고가 완전 쌩구라여서 탈이었지만-_-



●우유배달 수익

소비자가 100원을 내고 먹으면 보급소가 공장에 내는 가격이 60원 정도입니다.
그러면 100원짜리 한 개 팔면 40원이 남느냐?
아닙니다.
보급소장이 20~25원을 먹습니다.
배달원이 그 나머지 15~20원을 먹게되는 겁니다.

보통 새벽에 우유배달하는 오토바이 본 적 있으시죠?
우유박스(초록색 프라스틱박스)몇 개를 싣고 다니던가요?
보통 5박스를 싣고 다닙니다.

이 5박스를 배달하는데 한 2시간 걸립니다.
이 정도 배달하면 한달에 35~40만원 법니다.

그 전단지광고 작성한 쉬발눔은 저한테 저 5박스를 넘기면서 80만원 번다고 쌩구라를 쳤던 겁니다.

거기에다가 권리금이라고 해서 50만원 받아처먹고




●일하는 시간

과연 2시간만 일하면 그나마 40만원을 벌 수 있을까?

아닙니다.
하루 종일 전화옵니다.
"여기 몇번지 몇호인데요 내일 넣지 마세요"
피곤해서 잠 좀 자려하면 전화오고 공부 좀 하려고 하면 전화오고
다른 일 계획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이거 노트에 다 적어놔야 합니다.

왜 노트에 적느냐?
신문은 그 날 구독자가 신문을 보든 안보든 한 달 요금이 똑같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수금도 그냥 컴터에 지로용지 출력해서 돌리면 됩니다. 이것도 신문보급소에서 해주는 거지 신문배달원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유는 그냥 우유, 딸기우유, 작은 거 ,500미리, 1000미리, 3000미리, 싼 요구르트, 비싼 요구르트....이거 보다도 종류가 더 많은데다가 "내일 넣지 마세요" "오늘 우유가 없어졌어요" 이런 거까지 다 집마다 계산 다 해줘서 지로용지를 컴터출력 못하고 일일히 계산기 두드려서 손으로 적어서 돌려야합니다. 당연히 우유배달원이 다 하는 겁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들어가는 양도 일정하지 않지요"내일 넣지 마세요" 이거에 따라 오늘 배달한 양과 내일 배달할 양이 달라집니다.
또 월,수,금만 먹는 집, 화,목,토만 먹는 집, 홀수날만 먹는 집,일요일치는 안먹는 집....미쳐버립니다.

매일 매일 2틀전에 다음다음날 주문양을 배달원이 계산해서 보급소에 주문해야합니다.



●그나마 40을 하루 종일 신경써서 일한다고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우유값 떼먹는 개쓰레기같은 인간들...
우유값 떼이면 배달원은 얼마의 피해를 볼까요?

우유배달은 일종의 소매업입니다.
보급소는 도매업이고.
보급소는 60원에 공장에서 사와서 그걸 배달원들에게 80원에 파는 겁니다.
배달원들은 80원에 사서 소비자들에게 100원에 파는 거구요.

그렇다면 우유값을 소비자개쓰레기가 떼먹으면?
보급소는 이미 배달원에게 80원을 주고 팔았기 때문에 1원 한 푼도 손해 안 봅니다.
네~ 80원 그대로 불쌍한 배달원이 떼이는 겁니다.

200미리 작은 우유 한달 먹으면 소비자는 10000원 정도 듭니다.
네 이 쉬발눔이 떼먹으면 배달원은 새벽에 잠 못자가면서 신선한 우유를 이 쉬발눔에게 8000원을 들여서 먹여주는 겁니다.

우유값을 과연 이 쉬발눔이 한달치만 떼먹을까요?

보통 우유값 한달 밀리더라도 언젠간 내주겠지 하면서 2달,3달까지 계속 넣어주게 됩니다.
우유값 2달,3달 밀렸다가 내는 사람 부지기수거든요.

한달 돈 안 냈다고 에이 엿이다하면서 우유 안넣어주면 당장 다음 달 수익이 8000원 줄어든다는 생각에(그런 집이 10집이면 8만원입니다) 배달원은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넣어줍니다.

그러다가 3달치 정도 떼먹고 이사가버립니다-_-


5박스 2시간 걸려서 배달했을 때 최대한 남을 수 있는 돈은
40만원입니다.

여기서 떼먹히는 돈, 오토바이 기름값, 수리비, 지로용지값 등등 다 떼고 나면 30만원 조금 넘습니다.


●그래도 하려면 처음에 돈이 얼마나 드나?

오토바이 사야됩니다.
권리금 냅니다.(전 배달원에게...날 속인 그 쉬발눔)
보증금 냅니다.(보급소에....이건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15일치 우유값(아까 보급소는 도매이고 배달원은 소매라고 했죠? 그래서 15일치 우유값을 보급소에 내야합니다. 한 달에 두번 냅니다...그래서 우유값 떼먹히면 배달원이 다 뒤집어 쓰는 겁니다..보급소는 이미 돈을 다 받았으니-_-)

권리금도 님들이 우유배달 그만 둘 때 다음 배달원에게 받아낼 수야 있겠지만....우유배달의 실체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일하면서 권리금까지 낼 사람 없겠죠? 또 저도 다음 배달원을 속여야만 할까요?

전 그냥 넘기려했습니다. 도저히 양심에 찔려 권리금까지 받아낼 수 없더군요..그리고 버는 돈도 그 쉬발넘처럼 2배이상 뻥튀기해서 거짓 전단 뿌리지도 않으려 했습니다.

한 6개월 했는데 한 3개월째부터는 정말 화가나서 술 먹고 배달했습니다...음주배달ㅋㅋㅋ..겨울이었거든요..춥기도 하고.
그러다가 새벽에 그 쉬발눔을 만났습니다.
술김에 그 쉬발눔 때려 죽이려다가 그 쉬발눔이 인계받는다는 조건으로 합의봤습니다.
그 쉬발눔 완전 나쁜 넘입니다. 권리금도 지는 저한테 넘길 때 50에 넘겨놓고는 20밖에 못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냥 그러라고 했습니다-_-

●우유배달 2시간하면 35~40 벌고 하루 종일 신경써야합니다.
권리금 달라는 개쉑히는 뽁큐를 날려주시기 바랍니다.

옛날에는 우유배달이 정말 많이 남았었다고 하더군요...권리금도 그래서 생긴 것이었고...

그런데 우유값 10년째 그대로라더군요...오히려 내렸다나? 거기에다가 옛날에는 보급소마진이 작고 대신 배달원마진이 컸는데 지금은 반대로 되고...

그래서 지금은 우유배달이 사람구하기 힙든겁니다.

광고전단지는 이제는 다 거짓말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도 그 전 사람에게 그대로 속아서 받은 거니까 다음 사람을 또 속이는 겁니다.




★그래도 꼭 우유배달을 해야겠다면
신문처럼 배달만하는 우유배달을 하십시오.
돈 계산, 수금 이런 거 전부 보급소가 보급소책임으로 해주고
신문처럼 배달만 하면 끝이고 월급을 받는 우유배달..

이런 우유배달 거의 없지만 가끔 있기는 있습니다.
신문배달보다 조금 더 벌 수 있구요.



그럼 알바 경험담인지 그냥 허접한 푸념인지 줄일랍니다.

일한 노력에 비례하는 대가가 주어지는 세상이 언제 오려나-_-
차단하기 신고하기 좋아요

댓글

등록

휴대폰 인증된 회원만 참여 가능합니다. 회원정보에서 휴대폰인증을 진행하시겠습니까?

활동내역 조회

1 LEVEL
  • 작성한 글 0개 · 댓글 0
  • 좋아요/추천 받은 수 0
  • 알바천국 가입
카카오맵 당신을 좋은 곳으로 이끌어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