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하면서 좀 이래저래 문제가 있었는데 위에서 좋게 봐주셔서 개인적으로 편의도 많이 받고 챙겨주시기도 해서 그 마음에 보답해드리고 싶기도 하고 원했던 일이라 오래 근무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상호합의하에 자진퇴사 했었어

이후 나는 그 경험 후유증으로 일 년 넘게 그럴싸한 일자리도 못 구하고 겨우 좋은자리 잡았나 싶으면 트라우마인지 외상장애인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지각이 잦거나 무단결근이 생겨서 잘리다보니 계속 악순환이야

병원다니고 약물치료 꾸준히 받아야 나아진다는 거 아는데 자꾸 까먹거나 회피하고 외면하게 되고 편한 것 만 찾다 보니까 부정적인 상황에 안주하게 된달지 자기합리화중이랄지

이런 상황을 벗어나서 지난 날을 이겨내고 싶긴 한데 이지경까지 오니 내가 뭘 하는 건지, 뭘 하고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서 치료고 일상생활이고 다 손 놓고 있었거든

하지만 돈은 필요하고 일도 해야하니 뭐라도 시도해보자 싶어서 계속 구인글 뒤지다보니 공고가 눈에 띄기도 하고, 그나마 익숙한 일이라 과거 극복도 할 겸 다시 마음잡아볼 겸 이력서 넣어볼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지난 날 나한테 큰 흉을 남겼던 사람들이 아직도 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언제까지 도망다니면서 외면하고 싶지도 않고, 당초 내 잘못은 없는 일이었던터라 되게 고민중이야

예전에 비해 자긍심도, 자부심도 많이 잃어버렸지만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당장 돈이 급해서 후회할 짓 하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고 또 실패할까, 같은 일이 반복될까 무서운데 어디 토로 할 곳도, 물어볼 곳도 없어서 적어봤어